2003년도 다녀온 뉴욕여행기입니다. 이제서야 올리는 이유는 사진시디를
12년동안 못찾았다가 어제 우연히 찾아서 지금 올립니다;
스파이더맨영화를 보고 뉴욕 배낭여행을 결심하게 됩니다. 사실 졸업전부터
배낭여행을 가야겠다는 욕구가 커서 목적지는 정하지 못한상태로 총알만 모으느라
알바만 닥치는대로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알바는 폐가구 망치로 부순게 기억이 나네요.
알바비 3년치 모은돈으로 씽크패드노트북과 플스2 지름신 유혹을 물리치고 떠납니다. 그전엔
비행기값때문에 여러번 포기하고 그냥 단체코스로 끼어서 가까운데다녀오고 노트북,플2를
장만할까 라는 유혹에도 여러번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다이하드, 스파이더맨 영화를 다시
보고나니 뭐에 홀린것처럼 다시 또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장면을 제일 좋아합니다. 고블린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죠. 그리고 저 파란간판 직접 보고 싶었어요.
고블린이 때려부순 저 건물도 보고 싶었구요.
저멀리 맨하탄이 보입니다. 두근거리기 시작.
스파이더맨2에 나오는 메트로 지하철을 타고
타임스퀘어역에 내립니다. 오래된 역이라 약간 음침했습니다(03년). 데어데블 장면과 느낌이 비슷하더라구요.
밖으로 나오니까 잠시 어리둥절.. 그러다 저 멀리 파란간판을 발견하고 그쪽으로 고고
가는길에 영화촬영것도 보고
오..저기구나 좀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아..이거구나. 저 뒤로 고블린이 날아오고, 둘이 여기서 치고박고 싸우다 스파이더맨이 MJ를 안고 날아간곳..
스파이더맨과 고블린 장면을 상상하며 건물 구경을 계속 했습니다. 영화속 건물은 CG처리한게 더 많아서 좀 놀람.
고블린이 부쉰 건물도 없었고 죄다 상점이였습니다.
그 액션은 모두 스튜디오+다른곳에서 야외촬영을 하고, 고블린 등장씬과 스파이더맨 퇴장씬만 타임스퀘어 건물을
편집에서 넣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앞에 건물을 구경했으니 이제 뒤에있는 건물도 봐줘야죠.
어라? 간판이 왜 꺼졌지?
으잉! 삼성간판도 꺼졌네.. 정전인가?
근처에 사람들이 라디오에 모여듭니다. 티비가 안나오니까요.. 그리고 아저씨 한분이 테러는 아닌거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정전+퇴근시간까지 겹치니 인파가 쏟아져나오고 테러는 아니라고했는데 다른쪽에선 테러공격으로 발전소가 파괴된거 같다고
말들을 하니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
폭스뉴스가 취재를 준비하고 하늘엔 헬리콥터 취재진들이 공중에 멈춘채 항공촬영을 하기 시작.
신호등도 고장나고 지하철역에 도착했으나 운행이 안한다고 문이 닫혀 다시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점점 어두워지는데..
해가 지자마자 도시엔 새카만 어둠이 덮쳐버렸습니다. 편의점, 맥도날드, 호텔, 모든 상점이 셔터를 내리고 올 퇴근.
대중교통이 모두 멈춘 상태인데다 택시들도 해지기전 사람들을 태우고 이미 맨하탄을 빠져나간 상태. 고립이 되었습니다..
물도 다 떨어지고, 다리도 아프고 가로등도 꺼져있어 서서히 무서워지기 시작. 우선 NYPD 앞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
이때가 새벽2시. 수백명의 사람들이 지쳐서 신문지깔고 눕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먼지를 먹으며 하늘을 보니 헬리콥터가
서치라이트 비추며 지나가고 여행 첫날부터 이게 무슨 고생이람.. 정말 시무룩.. 제 옆에 있던 외국인부부는
이날 허니문여행을 왔는데 호텔 체크인이 안되서 노숙신세가 되었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텁텁합니다. 목이 더 마르지만 물을 살곳도 없고 여전히 정전상태. 아..이거 숙소까지 어찌가야할까
사람들이 줄서있길레 아무생각없이 따라가봅니다.
그 긴줄은 알고보니 버스타는줄..어휴.. 2시간 가까이 기다린것 같았습니다. 배도 고프고 세수도 하고 싶고 모든 상점은 닫혀있었죠.
아..사막의 오아시스...신부님이 주시는 모닝빵과 물한잔에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정전이 되자 NYPD경찰대원들이 100미터간격으로 보초를 서서 치안을 유지하고
체크인이 안되는 호텔이지만 직원이 촛불을 들고 화장실은 쓸수있게 안내해주고 아침엔 목마른
시민들에게 물한잔을 주는 신부님이 있어서 정전이 된 맨하탄에서 탈출을 할수가 있었습니다.
버스를 세번이나 갈아타고 나서야 간신히 숙소에 도착. 그대로 들어와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저녁에 눈을 떴더니 미국 방송과 신문엔 정전사고로 난리가 났었더라구요.
뉴스보시고 엄마가 많이 놀라셨을것 같아 부랴부랴 국제 전화를 드렸더니,
음..전혀 모르고 계시더라구요...안부전화드린거라고 말씀드리니까
알았다고 하시며 택배왔다고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아무튼 2003년도에 스파이더맨 촬영지 보러 뉴욕에 갔다가 뜻밖에 모험과 노숙을 보내다 왔습니다.
+추가
역시 여행기는 바로 올려야지 긴박한 느낌을 더 재밌게 썼을텐데 12년이 지나고 쓸려니까
제 말투도 그냥 탐사보도하는듯 건조하게 쓰네요ㅜ. 이땐 정말 스파이더맨 1:1 피규어라도 보고오자
라고 마음을 먹었으나 날밤노숙까지 했는데 뱃신,토니 아무도 못보고 왔네요. 피규어조차도요.
천주교는 전도하지않습니다. 전도는 개신교..
와. 저런식으로 베푸니 전도가 되지... 막 막무가내고 전도한다고하는 양반들 진짜 얄미움
신부님 정말 멋져보입니다!
말 그대로 걍 베푸는 거죠ㅎㅎ
정전이 되서 사람들이 불안하고 그러자.. 바로 질서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나오는 NYPD와.. 헹여나 그 어두운 정적속에서 물과 음식을 못 먹은 이들이 있을까봐. 직접 빵과 물을 준비해서 나눠주시는 신부님까지.. 미국.. 어찌보면 총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처럼 보이고.. 치안도 불안해 보이지만.. 신부님처럼 남을 배려하는 미국인들이 많으니.. 돌아가는 거겠죠. 더구나.. 2003년이면.. 조지고 부시고가 국제연합의 동의없이 이라크로 M1A2 몰로 밟으러 갔던 때라서.. 더 불안하던 시기였죠. 그틈을 타서 뽀글이우스는 핵개발한다고 엥긴던 때고. 럼즈펠드의 헛소리가 기억나네요. "(전 세계가)이라크에 집중된 동안 북한이 얼도당토 않는 도발을 하는데.. (우리 미국은)다른 곳에서 전쟁을 하는 동안에도 또 다른 곳에서 전쟁을 치루고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신부님 정말 멋져보입니다!
그래서 저도모르게 한컷 찍었습니다
와. 저런식으로 베푸니 전도가 되지... 막 막무가내고 전도한다고하는 양반들 진짜 얄미움
천주교는 전도하지않습니다. 전도는 개신교..
말 그대로 걍 베푸는 거죠ㅎㅎ
다음날 교회에 찾아갔어요. 전 무신론자이지만 가서 기도하고 왔었습니다.
좋은(?)경험을 하셨네요..12년도에 갔을때는 삼성위에 중국통신회사 아마 HNC?광고가 생겼었더라고요.
중국은행에서 통신회사로 바뀌었군요
우와... 2003년도면은... 911 테러나고도 몇년 안 되서인데... 진짜 좀 놀랬겠습니다. 그런데 저때 정전난 원인은 뭔가요?? 어디 중앙발전소 해킹이라도 당한건지??
송전시설의 문제였던걸로 알고있어요. 시기와 정황상 테러에 민감하던 때라 시민들이 많이 놀라긴 했습니다. 이때 당시엔 그라운드제로도 흔적이 남아있었던 때였거든요.
정전이 되서 사람들이 불안하고 그러자.. 바로 질서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나오는 NYPD와.. 헹여나 그 어두운 정적속에서 물과 음식을 못 먹은 이들이 있을까봐. 직접 빵과 물을 준비해서 나눠주시는 신부님까지.. 미국.. 어찌보면 총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처럼 보이고.. 치안도 불안해 보이지만.. 신부님처럼 남을 배려하는 미국인들이 많으니.. 돌아가는 거겠죠. 더구나.. 2003년이면.. 조지고 부시고가 국제연합의 동의없이 이라크로 M1A2 몰로 밟으러 갔던 때라서.. 더 불안하던 시기였죠. 그틈을 타서 뽀글이우스는 핵개발한다고 엥긴던 때고. 럼즈펠드의 헛소리가 기억나네요. "(전 세계가)이라크에 집중된 동안 북한이 얼도당토 않는 도발을 하는데.. (우리 미국은)다른 곳에서 전쟁을 하는 동안에도 또 다른 곳에서 전쟁을 치루고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당시 뉴욕시 치안과 보안에는 너무하다 싶을정도로 입국심사, 경기장입장시 가방검사 를 했었죠. 뭐 다들 협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아픔을 딛고 일어나려고 애쓰던 뉴욕시민 들 마음이 느껴졌었죠.
아.. 최근에 다녀온건지 알았는데 2003년도에 다녀온거군요 ㅎㅎ
ㅋㅋㅋ 시디를 잊어버린줄 알았거든요
주위에 스파이더맨이 있었으면 같이 빵을 먹었을듯한...
헐리우드처럼 배트맨 연기자가 있을거라 기대했으나..없더라구요ㅎㅎ
놀라셨겠지만 평생 다시없을 경험을 해보셨네요
예 새로운 경험이였어요. 물론 한번으로 만족하구요
흔치 않은 vaaacation ㅎㅎ
ㅎㅎㅎ
복장이 수사님 같기도 하네요
수사님은 신부님과 다른건가요?
저 복장이면 "작은형제회" 소속 수사님 같네요. 우리 나라의 한 겨울에도 맨발에 샌달을 고수하셨던 패기 쩌는 수도회임;;;;
일단 저기는 성당 앞이라 신부일거라고 봅니다. 성 프란시스 아시시 성당이라는 곳인데 맨하탄 한인타운 근처에 있어 한국인들도 많이 오고 한인미사도 같이 하기도 하죠.
911테러 후 얼마안되 저런일 발생하면 멘붕할거같긴하네요 ㄷㄷㄷㄷ 미국이 선진국이라는게 느껴지는게 저런상황에서도 질서는 잘 유지되는거 같아보이네요
컨트롤 능력이 되어서 다행이긴한데 한편으론 정말 많은 사건 사고를 겪어봤단 소리이기도 하죠
뉴욕 : 뜻밖의 노숙
ㅎㅎ 노숙 : 다섯군대 모기물림
근데 끝에서 3번째 사진보면 깨진유리창이 좀 보이네요;; 작은 소란이라도 있엇나요
다시보니까 금이간것처럼 보이긴하네요. 창문 깨진건 아니고요. 소란같은거라고 해봐야 한밤중에 타임스퀘어앞에 람보르기니가 나타났었죠. 구경하러 나온듯 보였는데 잠시 구경하더니만 (뭐가 보여야 구경을 하죠.) 지친 수백명 관광객들이 노려보자 쫄아서 머플러소릴 내면서 사라졌습니다.
으익 정전사태를 체험하고 오시다니...
정전때문에 도시에 갇혀서 고립되긴 처음이였어요.
대박이네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햇다는거 자체로도 뜻깊습니다
오 감사합니다
북미 대정전 때 다녀오셨군요.. 실경험자가 계셨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 사건과 우리나라 9.15 대정전 가지고 비교 분석 과정 연구 보고서를 썼었거든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연구보고서라니 대단하십니다! 사실 저도 정전원인관련 기사를 읽다가 점점 내용이 어려워져; 그냥 송전시설 문제라고 대답하거든요. 근데 발전소문제가 더컸나요? 아니면 송신탑같은 시설문제가 더컸나요? 저도 잘 몰라서요;
택배왔다고 끊으셨다는 부분에서 훈훈해졌습니다. ㅎㅎㅎ 고생 많이하셨네요!! 큰 일은 없으셨으니 살면서 좋은(?) 추억으로 남으셨길 빌게요. :)
ㅎㅎ 그땐 전화 끊고나서 잠깐 시무룩했었어요. 그래도 뭐 모르는게 약일수도 있겠다 생각이들었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온걸로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ㄷㄷㄷㄷ 저때 뉴욕 블랙아웃을 현장에서 겪은 사람이 님이었따니
그땐 정말 제가 될줄 몰랐죠
관광차 가셨다가 이런 경험을;;
흑ㅜ 이때가 여행 첫날이였죠
미국은 복지만 괜찮게 되면 밸런스 완전파괴됨 지금의 미국처럼 생산과 소비도 활발하면서 독일처럼 기본적인 복지라도 척척 잘되면...... ㅋㅋㅋㅋ 그때부터 이민자들로 넘쳐나기 시작하겠지
하우스 오브 카드에 나오는 사람들이 해결해야할 과제들이죠 ㅎㅎ
전 뉴욕대정전 오늘에서야 알앗네요... 여튼 역사의 현장에 계셨군요.
예 그 현장에서 신문지 깔고 눕기도 했어요. 새벽3시엔 춥더라구요. 뉴욕타임즈 3장은 덮어야 좀 견딜수가 있었어요ㅜ
911 때 생각 나네요. 미국 있었지만..그날은 어휴..... 뉴저지도 장난 아니었죠. 휴교하고 오전에 다 집에 가라고 해서 나왔는데 차가 밀림 집에 못감.. ㅋㅋㅋㅋㅋ
와..세상에 그날 뉴저지에 계셨군요. 혹시 연기나는 모습도 보신건가요?
뉴욕 그립고 그리운 도시입니다 또 가고싶네요
저도요 다음기회땐 바닐라스카이에 나온 센트럴파크 가을풍경 보러 한번 가보고 싶어요.